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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잡아라!

spandy 2021. 1. 1. 09:47

도둑을 잡아라!

착한 사람이 나쁜 놈을 잡는 놀이는 인류의 초기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워낙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이고 고대의 연극에도 나오기 때문이다. 놀이는 참여한 아이들이 도둑과 경찰로 나눈 뒤 도둑은 도망가고 경찰은 도둑을 잡으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 없이 곧바로 진행하는 숨바꼭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때 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도둑을 잡는 위치에 서고 싶어 한다. 본능적으로 도둑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한 놀이는 아이들 마음에 도둑이 되면 안 된다는 인식도 저절로 심어주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으로 하는 ‘도둑과 경찰’ 놀이라고 하겠다. 면지에는 빨간 안경, 치아 교정기를 낀 이빨, 하얀 단추가 3개인 연두색 양복, 대머리 등이 나온다. 이것은 그림책을 다 보면 무엇을 뜻하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 표제지에는 빨간 지붕 집에서 “도둑이야” 말풍선이 나오고 도둑이 가방을 들고 도망가는 뒷모습이 나온다. 하늘색 운동화에 빨간 글자로 “M"이 선명하게 씌어져 있다. 도둑에 대한 가장 강력한 단서가 되겠다. 본문을 열면 드디어 경찰이 나타난다. 삐뽀 삐뽀 삐뽀 삐뽀 경적을 울리며 경찰 2명이 경찰차를 타고 나온다. 다음 장을 열면 도둑맞은 아주머니가 경찰한테 단서가 될 내용을 전하며 범인을 잡아달라고 한다. 뚱뚱한 남자였는데 미루 안경원 쪽으로 도망갔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부리나케 미루 안경원 쪽으로 달려간다. 거기에는 소년이 있을 뿐 도둑은 없다. 소년은 경찰에게 단서가 될 내용을 전한다. 아주 촌스러운 빨간 안경을 쓰고 봉 치과 쪽으로 갔다고 한다. 경찰은 또 부리나케 봉 치과 쪽으로 달려가는데 거리가 온통 촌스러운 빨간 안경을 쓴 사람들로 넘친다. 봉 치과 앞에 있는 소년은 경찰에게 또 다른 단서가 될 내용을 전한다. 번쩍번쩍한 치아 교정기를 끼고 미래 이용원 쪽으로 뛰어갔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다시 부리나케 미래 이용원 쪽으로 달려가는데 거리가 온통 치아 교정기를 낀 사람들로 넘친다. 미래 이용원 앞에 있는 소년은 경찰에게 새로운 단서가 될 내용을 전한다. 번들번들한 대머리 아저씨가 명주네 양복점 쪽으로 갔다고 한다. 경찰은 또 부리나케 명주네 양복점 쪽으로 달려가는데 거리가 온통 대머리인 사람들로 넘친다. 명주네 양복점 앞에 있는 소녀는 도둑이 연두색 양복에 하얀 단추가 3개 달린 양복을 입었다고 한다. 경찰은 다시 부리나케 도둑을 쫓는데 거리가 온통 연두색 옷을 입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경찰 아저씨! 범인은 잡았나요?” “음, 잡긴 잡았는데…….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구나.” 경찰은 도둑으로 추정되는 사람 여섯 사람을 잡았다. 여섯 사람 모두 그 동안 나온 본문의 단서와 일치한다. 뚱뚱한 남자이고, 촌스러운 빨간 안경을 썼으며, 번쩍번쩍한 치아 교정기를 끼고, 연두색 양복에 하얀 단추가 3개 달린 양복을 입었다. 과연 누가 도둑일까. 본문에 써져 있지는 않지만 그 동안 그림 여러 곳에 단서가 들어 있었다. 눈 밝은 어린이라면 금방 알아낼 터, 단서를 찾는 재미가 있거니와 아이들은 도둑을 잡으며 실제로 도둑과 경찰 놀이를 하면서 도둑을 잡은 듯한 쾌감을 느낄 것 같다. 삐뽀 삐뽀 삐뽀 삐뽀 경적을 울리며 죄수를 호송하고 가는 차를 보며 즐거워할 것 같다.

목격자들의 말만으로는 범인을 찾을 수 없다!
그림을 보고 결정적인 힌트를 찾아 범인을 가려내라!

도둑을 잡아라! 는 숨은 범인을 찾는 이야기로, 아이들의 놀라운 관찰력을 테스트합니다. 해당 조건에 맞는 부분만 강조되어 구석구석 살피지 않으면 숨어 있는 도둑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요. 또 페이지마다 가짜 범인이 등장하여, 여러 번 책을 보아도 답을 못 찾는 아이들도 있을 거에요. 도둑을 찾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책에 빠져들게 되죠. 교훈 같은 건 잊고, 그저 재미있게, 그림책을 여러 번 들춰 보고,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답니다.

빨간 지붕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길에서 만난 목격자들에 의하면 도둑은 촌스러운 빨간 안경을 쓰고, 치아 교정기를 하고, 대머리에다가 단추가 3개인 연두색 양복을 입었다고 해요. 하지만 길에는 범인의 인상착의와 겹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과연 경찰은 이들 중 진짜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