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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세계로부터 오감을 통하여 정보를 얻는다. 그렇게 얻어진 정보는 우리의 행동을 일어나게 한다. 아마도 이 오감은 인간의 생존과 나아가 번식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생물학적인 목적을 가진 인간의 오감은 다른 동물들과 다름이 없다. 오히려 인간의 오감은 다른 동물보다 훨씬 약하다. 시각은 독수리보다 약하며, 후각과 청각은 개와 비교할 수 조차도 없을 정도로 기능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허약한 감각을 지닌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과 비교하여 다른 점은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 특이한 것은 인간은 예술을 만들고 또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예술은 시각이나 청각에만 의지하고 있다. 문학과 미술은 시각에 의존하며, 음악은 청각에 의지하고 있다. 미술이나 음악은 아마 가장 오래된 예술의 장르였을 것이다. 그러나 미술은 동굴의 벽이나 바위 표면에 그 흔적을 남겨서 몇 만년 후인 오늘에도 그것을 볼 수 있지만 음악은 저장하여 전달할 매체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에 남아있지는 않다. 하지만 문자가 없던 시기에도 곡조에 정보를 담은 음악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다만 고고학적 유물과는 달리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아서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문자가 생기면서 문학이 생기었고, 또한 문자와 악보와 악기를 이용하여 음악이라는 예술의 흔적을 후손에게 전달할 방법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19세기에 가서야 영화라는 장르가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러나 영화도 처음에는 다만 시각에만 전달하는 매체였다. 청각이 영화에 합류한 것은 또 나중의 일이고, 이에 음악을 삽입한 것은 또 얼마 되지 않은 최근의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다른 예술과는 달리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예술 장르이다. 즉 영화는 다른 예술보다 늦게 태어난 만큼 과학과 기술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진회숙이란 이름을 가진 저자가 쓴 이 책은 이러한 영화라는 예술과 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 책이다. 하지만 영화라는 스토리 속에서 그 스토리를 더욱 감동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그 음악 속에 들어있는 예술적 이미지를 영상 이미지와 접목시킨 것을 보면, 이 책의 주된 이야기는 클래식 음악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13편의 영화가 소개되며 또한 각 영화마다 많은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 그러나 내가 본 영화는 4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4편에 대해서도 지금은 영화의 스토리만 생각이 날뿐 거기에 또 다른 형식으로 존재했던 음악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물론 내가 그 영화를 볼 때에는 어떤 작곡가의 어떤 음악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음악과 영화의 화면을 연결시킬 수 있는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 영화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 영화가 주는 전체적인 메시지를 더욱 풍부하게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자면 나는 그 동안 시각에만 의존한 채 영화를 감상했던 것이니, 반쪽 영화만 즐긴 것이다. 감독이 주고자 하는 많은 메시지 중에 나는 일부분만 읽어낼 능력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세 번째 소개하는 영화는 로만 폴란스키의 이다. 지금 내가 이 영화에서 기억하는 것은 단편적인 몇 가지이다. 피아니스트, 독일군 장교, 유태인 학살, 휴머니즘 등이다. 또한 내가 이 영화에서 뚜렷이 기억하고 있는 장면이 있다. 그것은 주인공 스필만이 숨어있던 집에서 독일군 장교에게 들켜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인데,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다들 자신이 마치 스필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았던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에 스필만이 어떤 음악을 연주했는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 장면에서 해당하는 음악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때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쳤던 곡은 쇼팽의 였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을 치는 것으로 나온다 … (중간 생략)… 학살을 피해 오랫동안 숨어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독일군 장교에게 적발되었다. 독일군 장교는 그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피아노를 연주하고는 있지만 연주가 끝난 후 곧바로 수용소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극적인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도는 순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이 를 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극적인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53~55쪽) 물론 저자는 와 이 가지는 전체적인 곡의 성격이나 작곡자의 쇼팽의 작품 전체에 대한 해설도 독자들에게 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순간의 스토리 전개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고 있는 음악을 함께 읽어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 영화의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그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읽을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는 시각과 청각의 능력을 함께하며 이 영화를 본다면 정말 감동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부족함 때문에 나는 이 영화의 반쪽만 즐긴 것이다. 같은 돈을 내고 같은 영화를 보면서 나는 전혀 본전을 찾지 못한 것이다. 어떤 이(저자와 같은 사람들)는 본전에다가 이자까지 얻는 반면 나는….역시 영화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영화는 단순히 시각만 만족시키는 예술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영화와 음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좋은 것은 저자의 글 솜씨도 상당하다. 자신은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어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지만 그녀는 영화도 아주 잘 알고 있고 준비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고, 게다가 글 솜씨도 정말 좋다. 아마 형제가 다 같이 글쓰기 능력을 유전으로 받은 것 같다. 음악평론가인 저자는 논객 진중권의 누나이다. 다음에 영화를 볼 때에는 사전에 그 영화에 나오는 음악을 미리 공부하여 청각에도 신경을 씀으로써 그 영화를 온전한 한 편으로 만들고 싶다.
가요나 팝음악같은 대중문화에 비해서는 여려운 음악으로 인식되어 온 클래식. 하지만 클래식이 과연 일부만 즐기는 고급 음악, 어려운 음악인지를 이 책에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친근하게 보는 영화들을 빛나게 하는 것은 유명한 배우와 멋진 화면만은 아닝ㄹ 것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은 영화의 내용은 더욱 풍부하게, 감동은 배가 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느낄 수 밖에 없는 클래식의 선율을 영화를 통해 친근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세상 밖으로 던져진 고독한 천재의 이야기- 스콧 힉스
이제는 막 내린 전쟁 로맨티시즘의 시대- 마이클 치미노
발라드 1번의 영화적 진실- 로만 폴란스키
비극적 종말을 예고하는 장대한 비가- 버나드 로즈
음악으로 재현된 중세의 두 얼굴- 존 부어만
홀로코스트에 대해 얘기하는 아주 색다른 방법- 로베르토 베니니
찡한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의 힘- 첸 카이거
음악적 오르가슴을 선사했던 거세된 남성- 제라르 코르비오
왜곡된 성과 순수의 몽타주- 미하엘 하네케
프랑스적 감각으로 그려낸 베트남- 트란 안 홍
전장에 울려퍼진 실존의 아다지오- 올리버 스톤
모차르트의 선율로 빚은 사랑의 핑크빛 환상- 보 비더버그
섬광처럼 살다간 위대한 천재의 이야기- 밀로스 포만

 

버프스위트 활용과 웹 모의해킹

기관의 정보보안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데, 대부분 모의해킹은 외주계약으로 처리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이나 주요 최약점은 직접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사용하는 많은 도구들이 있는데 그중 잘 사용하는 툴 중 하나인 버프스위트에 대해 잘 설명해놓아서 매번 쓰던 것들외에 여러 새로운 기능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 툴에 대해 수박 겉핣기식으로 돌아보는 다른 책들과 달리 하나에 제대로 집중한 이 책은 분명 실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책 입니다.버프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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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중독

그와 그녀의 이야기속에는 두사람만 있다. 시작을 알리듯,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났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다 그에게 부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석연치 않았던 두 사람의 관계라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에게는 남편이 없다는 점이 걸렸다랄까. 그는 그녀를 탐하는 순간에도 오로지 그 순간에 집중하지 못했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우월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참담한 기분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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